[심규철칼럼] 공무원에 “민원 넣겠다”는 문자 전송이 협박죄 등의 범죄가 될까!

- “감사실에 민원을 넣겠다”, “부당이득금을 안 주면 구청으로 찾아가겠다”는 문자

심규철 변호사 | 기사입력 2019/10/18 [11:45]

[심규철칼럼] 공무원에 “민원 넣겠다”는 문자 전송이 협박죄 등의 범죄가 될까!

- “감사실에 민원을 넣겠다”, “부당이득금을 안 주면 구청으로 찾아가겠다”는 문자

심규철 변호사 | 입력 : 2019/10/18 [11:45]

 

  심규철 변호사

1.사안

경매업자인 甲은 2017.10.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아파트 공유 지분 문제로 갈등을 빚던 S시 공무원 乙에게 “감사실에 민원을 넣겠다”, “부당이득금을 안 주면 구청으로 찾아가겠다”는 등의 문자를 11차례에 걸쳐 보냈으나 실제로 甲은 乙이 근무하는 구청을 찾아가거나 민원을 제기하지는 않은 사안에 대하여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위반 혐의로 기소되었고, 이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최근 내려졌는 바(2019.9.25.선고 2019도 9007판결), 이에 대한 법리를 살펴보고자 한다.

 

2. 우리 사회는 갈등 공화국이라 할 정도로 크게는 국가적 사안에 대하여, 작게는 이웃 간의 민사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갈등과 대립,분쟁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고발·고발 건수가 단위 인구당 주요 선진국에 비해 수십 배에 이르고, 보험사기가 미국의 100배, 위증죄가 절대수로 이웃 일본의 100배를 넘고, 무고죄가 절대수에 있어서 이웃 일본의 400배를 넘고 있다.

 

인구 3억 5천만의 미국의 경우 연방대법원(Supreme Court)에 올라가는 사건의 수가 연간 대략 8천여 건인데 비해 인구 5천만 남짓의 우리나라의 경우는 대법원에의 상고건이 연간 대략 3만5천여 건이 되는 실정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갈등 해결 능력이 약하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겠는데, 그것은 또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 간의 신뢰가 아주 약하다는 증거일 수도 있겠다. 사람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가치관 조사에서 다인종 사회인 미국이 35%를 보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6%를 나타냈다는 통계도 최근에 어딘가에서 본 바 있다.  나아가서 우리나라 대법원에의 상고 건수가 그렇게 많다는 것은 우리 국민의 분쟁해결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아주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사태의 종합적인 원인은 우리의 정신문화의 타락에 기인한다고 개탄하는 학자도 있는 실정이다.

 

3.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공직자라는 이유로 단순히 이웃 간의 민사적 분쟁 사안에 대하여 민사적인 방법에 의한 해결이 아니라 분쟁 당사자로부터 민원제기 협박에 시달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 바, 이런 사안에 대하여 법원이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 대하여 위 대법원 판결의 내용을 소개하기로 한다.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 7 제3호는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문언·음향·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를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하고 있고, 이러한 행위를 한 자에 대하여 동법 제74조제1항제3호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위 사안에 대하여 1심법원은 “민원을 넣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경우 성실하게 공무에 전념해야 하는 공무원으로서 자신의 평판을 해치고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게 될 수 있다”며 “이는 공무원에게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조성한다”면서 벌금 300만 원에 처하는 형벌을 선고했다.

 

이에 대하여 2심법원은 “乙이 공유지분을 취득한 甲에게 강한 적대감을 표출하자 이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甲이 문자를 보낸 것일 뿐 실제로 그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를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내용이라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2심법원의 판단이 옳다고 봤는데, 이는 甲이 위와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내기는 했으나 실제로는 그러한 행동에 나아가지 않은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바, 만일 甲이 문자를 보낸 내용대로 실제 행동에 나아가서 구청의 감사실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행동을 했다면 결론을 달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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